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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자아란 무었인가요?
현대과학은 아직 ‘자아’가 무엇인지 정확히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과학’이니만큼 ‘자아’라는 개념을 ‘영혼’이나 ‘절대자’ 등의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많은 과학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자아’라는 것도 마치 우리가 색깔을 볼 때 그것이 빨간색이니 파란색이니 하고 느끼는 것처럼 뇌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감감질(Qualia)’일지도 모릅니다. 현대의 과학철학은 대체로 감각질을 실체로 보지 않는 쪽으로 합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자아도 실체가 아닌 허상일 수 있습니다. 자아란 다른 것이 아닌(내 손이나 발이 아닌)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인데 진화심리학적으로는 갈등의 상황에서 빠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메커니즘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즉 여러 가지 감각이 서로 상충될 때(이를테면 숲 속에서 맛있는 과일을 발견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그 과일을 먹을지 말지를 갈등하는 상황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으리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들은 아직 가설일 뿐 현재 ‘자아’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생명체는 수많은 단백질로 구성되고,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아미노산은 분자구조로, 분자는 원소(원자)로 구성되잖아요? 그러면 사람이 외부에서 섭취한 음식을 소화시켜 세포 내부로 흡수할 때 그 단위는 무엇인가요? 단백질, 아미노산, 더 잘게 부숴 진 분자나 원자, 어느 단위인가요? 만일 아미노산 이하의 단위로 분해해서 흡수한다면 좋은 음식이나 나쁜 음식이나 입맛만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몸에 흡수될 때는 똑같은 화합물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해도 될까요?
일단 탄수화물은 포도당 등의 단당류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지방은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되어 흡수되니까 생체를 구성하는 기본 분자 단위로 흡수된다고 보아야겠네요. 따라서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의 구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첫째로는 당연히 그 자체로 몸에 해롭거나 같이 섭취하면 반응해서 나쁜 물질을 형성하는 음식이 있을 수 있고 둘째로는 필수아미노산 등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많이 갖고 있는 음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입맛이라는 것도 아마 생명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음식물들을 섭취하도록 진화해 왔겠지만 지금의 생활방식이나 음식물의 질과 종류가 과거의 그것과는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음식물을 선별해서 먹어야 하는 중요성이 증가해 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을 올려도 계속 마이페이지에서 보이지 않네요 ㅜ_ㅜ 다시 올리겠습니다. 너무 궁금해서요. 외부와 차단된 세계가 있다고 가정할 때, 유전병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커플은 몇 쌍이 될까요? 말의 경우 4대내에서 겹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요? 궁금증을 해결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카오스 재단의 루디입니다. 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생명공학 교수님의 자문을 받다보니 좀 늦어졌군요.
질문하신 내용을 기본적인 것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전병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밀폐된 공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모인 사람들의 초기 조건(유전자형)입니다. 이에 따라 유전병이 생길지 아닐지 결정될 겁니다. 몇 쌍이 있어야 하는지도 이에 따라 결정됩니다. 만일 모든 조건이 완벽하다면 그 다음에 작용하는 요인은 DNA의 돌연변이 발생률일 겁니다. 사람 세포의 경우 1/10000000000, 100억 분의 1입니다. 이에 근거하면 유전병은 보통 열성 유전이므로 남녀가 모두 유전병이 있어야 하고 따라서 발병률은 100억 분의 1 곱하기 100억 분의 1일 겁니다. 일반적으로 엄청나게 작은 확률이지요. 거의 발병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특정 유전병의 경우 발생 빈도가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 명당 1명꼴로 A 유전병이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가족의 경우는 하나의 유전병에 대해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전병이 생길 확률이 커진다는 얘긴데(그래서 친족간 결혼이 금기시되는 거겠죠) 지금까지의 얘기를 토대로 생각해보면 결국 몇 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갖고 있는 유전자형이 중요합니다. 만일 특정한 유전병에 대해 그들의 유전자형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몇 쌍에 관계없이 유전병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끼리는 짝을 짓지 않으면 되니까요. 따라서 말의 경우 4대 내에서 겹치지 않으면(유전병이 발생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얘기입니다. 애초에 유전병 유전자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열성으로 숨어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갖고 있는 두 개체가 맺어질 경우 유전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항존합니다. 그러한 유전병을 완전히 차단하려면 그 유전자를 갖고 있는 개체를 애초에 짝짓기를 못하게 하는 방법 뿐입니다.
인지과학은 무엇을 배우는것인가요?
또한 한국에서 인지과학을 배울려면 어떤 학과를 가야되나요?
인지과학을 위키백과에서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나오는군요.
“인지과학(認知科學, cognitive science)은 인간의 마음과 동물 및 인공적 지적 시스템(artificial intelligent systems)에서 정보처리가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인지과학은 인간의 마음(뇌의 작동 및 몸의 움직임의 제어 포함)의 과정 및 내용과, 동물 및 인공적 지적 시스템에서의 지능(Intelligence)의 정보적 표상(표현)과 그 작동 과정을 연구하는 종합적, 다학문적 과학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인지과학은 마음과 정신의 과학이고 생명체나 AI의 정보처리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뇌과학, 신경과학, 심리학, 전산학, 철학 등과 연관된 종합과학의 성격을 갖습니다. 저희 카오스재단에서 지난 봄 ‘뇌’ 강연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 과학은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개척해야 할 분야라는 얘기죠. 종합과학의 성격을 갖고는 있지만 인지과학을 하려면 무엇보다 인간의 뇌를 들여다 보야야겠죠?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이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분야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전문분야는 주로 대학원에 있는데 뇌인지과학과(서울대), 바이오 및 뇌공학과(KAIST), 뇌공학과(고려대), 신경과학연구단(KIST)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귀가 소리를 듣는 이유는 고막이 진동을 감지하기 때문이라고 알고있는데요. 그런데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그리고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는지.. 어느정도는 알 수 있잔아요? 이걸 어떻게 알 수 있죠?
소리의 방향과 원근 지각 등 청각에 관한 모든 것은 대뇌피질의 ‘청각령’에서 일어납니다. 귀에서는 사실상 물리적인 과정, 즉 음파가 전기신호로 바뀌어서 뇌로 전달되는 과정만 일어납니다. 이 신호를 뇌에서 다른 여러 가지 신호들과 조합해서 각종 정보를 파악합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등 뒤 창에서 ‘메밀묵, 찹쌀떡’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시다. 우리의 뇌는 이 소리가 창 밖에서 들리는 소리라는 것을 판단하고 그 소리의 크기로 대충 소리가 어느 정도 거리에서 들리는지 등을 파악합니다. 게다가 그 소리가 언어인 경우는 언어를 처리하는 각종 뇌의 영역과 협업하여 신호를 처리합니다. 사실상 우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뇌가 해석한 소리를 듣는다고 해야 정확할 겁니다. 마찬가지로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눈이 해석한 영상을 본다고 해야 정확합니다.
인간의 뇌와 AI의 차이점을 알고싶고. 과학이 발달되어AI가 더욱 발달하게 되면 인간의 뇌를 넘어설 수 있을것인지 아니면 그때에도 뇌를 따라잡지 못하는 특별한 점이 있을것인지 궁금합니다. AI도 창의성을 가질 수 있는지 사랑에 빠지는 그러한 원리도 결국 호르몬과 뇌의 결합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난번 뇌VSAI 콘서트 내용이 발간된것이 있는지, 그리고 강연관련 자료나 논문을 아시면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카오스재단의 루디입니다. 좋은 질문을 해 주셨는데 AI는 아직 진행형이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합니다. 먼저 인간의 뇌와 AI의 결정적 차이는 생명체와 무생물의 차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것도 AI가 엄청나게 발전하면 그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명체의 가장 큰 특징이 신진대사와 복제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의 기술의 발전을 고려했을 때 스스로 대사하고 복제하는 AI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의 AI가 인간의 뇌를 모방한다고 하지만 오랜 시간 진화의 산물인 뇌를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현재의 관점에서 불필요하기도 할 겁니다. AI가 인간의 뇌를 따라잡지 못하는 영역도 아마 이것도 관계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의 감각과 감정의 상호작용, 정교한 운동 반응, 복잡하기 그지없는 기억과 학습 메카니즘 등은 AI가 그대로 따라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하지만 알파고에서도 입증되었듯이 AI는 때로는 인간도 예측하지 못하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말씀하신대로 우리는 흔히 인간 뇌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창의성, 사랑할 수 있는 능력, 영혼의 문제와 관련된 자아감 등을 꼽는데 사실 이것마저도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인지 의심하는 과학자가 많습니다. 이미 알파고 등이 보여준 창의성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랑이나 자아의 문제도 사실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AI가 '자아를 갖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튜링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죠. 현대 뇌과학은 인간의 사랑도 완전히 뇌의 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르몬 뿐 아니라 자아, 기억, 감정과 감각 등 거의 뇌의 전 영역이 참여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러한 활동에서 전혀 새로운 무언가가 '창발'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마저도 AI가 '학습'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철학적 문제가 내포될 수 있겠지만 과학적인 측면에서는 탄소 기반의 뇌를 실리콘 기반의 AI가 따라잡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말이죠.
카오스 재단은 뇌에 관한 10회의 강연을 끝내고 강연집 '뇌'를 발간했습니다. 재단 홈페이지와 네이버캐스트에 실린 강연 동영상과 함께 읽으시면 방금 질문하신 궁금증에 좀더 구체적으로 접근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른 책으로는 미치로 카쿠의 '마음의 미래'와 미겔 니코렐리스의 '뇌의 미래'를 추천합니다.
오늘 정수영 교수님의 강연을 듣고 궁금증이 생겨 질문합니다. 교수님께서 강의 중 쥐의 바소프레신 수용체와 쥐의 특성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바소프레신이 항이뇨호르몬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럼 혹시 인간을 대상으로한 연구 중 배뇨 작용과 애착, 바람둥이 성향과 같은 사랑과 관련된 부분 혹은 인간에 감정과 관련된 연구 결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정수영 교수님께 직접 답변을 요청드리다보니 답변이 늦었습니다. 정수영 교수님의 답변 전달드립니다. - 관리자

우리의 뇌는 절약정신이 투철합니다. 그래서 신경전달물질이 한번 사용되고 나면, 재흡수를 하던, 분해한 후 이를 원료로 다시 사용하던, 어떠한 방식으로든 재활용을 합니다. 이러한 절약정신의 일환인지는 몰라도 뇌에서는 같은 물질이 여러 용도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주로 뇌간의 신경핵에 세포체를 두고, 축색을 뇌의 너른 영역에 광범하게 뻗어 뇌의 전반적인 상태에 영향을 주는 신경조절물질(neuromodulator)이, 뇌의 어떤 특정 부위에서는 시냅스를 통하여 뉴런과 뉴런 간의 국지적인 의사소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로 기능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몸에서는 호르몬으로 기능하는 것이 뇌에서는 신경조절물질이나 신경전달물질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바소프레신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합성되어 뇌하수체를 통하여 호르몬으로 혈관에 분비되어 항이뇨호르몬으로 기능하여 수분의 항상성에 기여합니다. 그러나 일부는 뇌에 직접 분비되는 뉴로펩타이드로 기능하여, 사회적 행동, 성적 동기화, 그리고 찍짓기와 양육행동에 관여합니다. (뉴로펩타이드는 신경조절물질이나 신경전달물질 모두로 활용가능한, 덩치가 큰 단백질입니다).

‘뇌’콘서트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숙한 프레이리 들쥐 숫컷에서 바소프레신과 비슷한 것이 프레이리 들쥐 암컷에서는 옥시토신입니다. 옥시토신 역시 시상하부에서 합성되어 뇌하수체를 통하여 혈관에 호르몬으로서 분비됩니다. 이것이 자국수축 호르몬으로 알려진 것입니다.그런데 옥시토신 역시 일부는 뇌에서 뉴로펩타이드로 기능하여, 사회적 행동 (특히 신뢰형성), 엄마와 아기 간의 유대감 형성, 짝짓기와 양육 행동에 관여합니다.
영혼을과학적으로 알아낼수있나요?
만일에 영혼을 인간의 육체와는 별도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영혼을 과학적으로 알아낼 수는 없습니다. 칼 포퍼라는 과학철학자가 말한 것처럼 과학의 요건이 ‘반증가능성’이라면, 즉 어떤 이론이 틀렸다는 증거가 나타나면 그 이론을 기각할 수 있어야 과학이라면 영혼의 문제는 과학의 범주에서 벗어날 겁니다. 영혼이 육체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면 물질의 법칙에 종속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물질의 법칙을 다루는 과학으로는 그 존재를 증명하거나 반증할 수 없겠죠.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도 인간의 영혼이 ‘송과선’이라는 뇌 속의 작은 물질 속에 들어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영혼과 육체는 별개의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방법서설’이라는 책에서 본인은 신과 영혼의 문제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을 ‘증명’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영혼이 있다면 뇌 속에 있을 거라는 정도는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뇌(육체)가 사멸하더라도 영혼은 존재하는지, 그렇다면 사멸한 후 영혼은 어떻게 되는지 등 우리가 영혼에 대해 갖고 있는 궁금증을 현재의 과학으로 해명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만일 뇌과학이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한다면 영혼의 본질에 대한 단서 정도는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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